6.4지방선거충북언론모니터]6.4 지방선거 여론조사 보도 얼마나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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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여론조사 보도는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 신문들은 매일같이 방송사에서 한 여론조사 결과를 기본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받아쓰기도 했다. 한 신문은 당시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틀째 선두를 유지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고, 또 다른 한 신문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그러모아 정우택 후보가 25대 1로 앞선다는 식의 기사제목을 써가며 무리한 해석을 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잘못 해석한 보도가 경마식 보도로 둔갑해 신문 주요 지면을 차지하면서 여론몰이에 악용됐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여론조사와는 판이하게 다르게 나왔고, 몰상식한 보도를 내놓은 신문들은 별다른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 2010년 6.2 지방선거보도감시단에서는 최악의 보도로 여론조사를 꼽기도 했다.

2010년과는 다른 여론조사 보도 양상

그러나 이번 6.4 지방선거 보도를 보면 지난 2010년과는 좀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신문들이 지난 선거 때처럼 드러내놓고 특정 후보에 편파적인 방향으로 여론조사를 마구잡이로 가져와 쓰는 경우가 드물고, 여론조사에 대한 보도 비중도 줄어든 듯 하다. 아마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후보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어 보인다. 여하튼 선거보도의 공정성과 언론에 대한 신뢰 문제를 생각할 때 무분별한 보도 행태가 나타나지 않은 점은 참으로 다행스럽게 평가한다.

이제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선거 심의위원회에 여론조사 결과를 등록해야 한다. 이 위원회는 잘못된 여론조사로 인해 민의를 왜곡하고 올바른 선택을 방해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2014년 2월13일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설치한 독립기구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선거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까지 방송사들이 한 여론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모두 찾아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구체적 정보가 나와 있어 여론조사 결과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충북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청주 ‧ 충주MBC 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마지막 3차 여론조사 결과는 충북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937명을 대상으로 했다. 지역별로는 청주시 711명, 충주시 508명, 제천시 514명, 그 외 지역 204명 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는 196명, 30대는 129명, 40대는 282명, 50대는 444명, 60대 이상은 886명이다. 연령대별로 조사자 수가 차이가 나지만 연령별 가중치를 적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별 가중치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CJB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CJB는 5200명을 조사해 여론조사에 정확성을 기했다고 스스로 자평했다. 5200명 가운데 20대는 609명, 30대는 750명, 40대는 1051명, 50대는 1163명, 60대 이상은 1627명이었다. 20대와 30대를 합쳐도 1359명이다. 지역별로는 청주시 1천명, 제천, 충주 각 5백명, 각 시군 각 4백명이었다. MBC와 CJB의 여론조사는 모두 유선전화로 조사됐고, 응답률은 MBC 14.6%, CJB 11.0%였다.

MBC는 모두 세 차례 여론조사를 하면서 지지율 추이를 살펴볼 수 있었고, CJB는 각 시군별로 조사대상 표본 수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령별 가중치와 유선전화로만 조사한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후보별 지지도야 추이를 살펴보면 그만이겠지만 각 방송사들이 이들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 세월호 참사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 투표할 것이냐 등을 물었는데 이들 질문들은 차라리 연령대별대로 나누어 해석해서 보도해주는 게 더 적합했으리라 보인다.

세월호 참사는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답이 70% 이상을 차지했고, 투표의향도 75%로 꽤 높게 나타났다. 이런 영향은 아마도 50대 이상 표본수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은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권 심판론도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세월호 참사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여론 왜곡 현상을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당 지지도를 보면 충북은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데 이 부분도 연령별로 지지성향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제시해줬으면 더 나앗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여론조사는 선거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각 정당에서는 공천에도 여론조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또 많은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를 보고 후보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는 매우 중요하지만 신뢰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언론들도 여론조사 보도에 있어서는 유권자들 선택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정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낫다. 지지도를 가지고 누가 더 우세하냐는 식에 경마식 보도를 일삼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또 다른 언론사가 한 여론조사를 가져다 보도하는 경우에도 판세 분석에 활용하는 정도로 쓰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2010년 여론조사 보도가 최악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번 6.4 지방선거 여론조사 보도는 그나마 체면을 지킨 게 아닌가 싶다.


Source from http://goodwriting.tistory.com/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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